예전에는 수술이라고 하면 무조건 길게 절개를 하고 수술을 하는게 보편적이었습니다. 오죽하면 'Big surgeon, Big incision'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절개를 크게하는 사람이 큰의사라는(큰 위험부담을 감내할 수 있는) 인식이 강하게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는 절개를 최소한으로 넣고 수술을 진행하여 환자가 수술 후 일상으로 복귀를 빨리 할 수 있게 회복시키는 능력이 크게 대두되면서 최소침습수술이라는 정의가 급부상하게 되었어요. 오늘은 이 최소침습수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소침습수술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혹시 가벼운 담낭수술이라도 접해보셨다면 복강경이라는 표현을 들어보신 적 있을 수도 있으실겁니다. 최소침습수술이란 복강내로 투관침을 삽입하고 이를 통한 내시경(복강경)을 이용하여 복강내를 모니터로 보면서 다른 투관침으로 특수제작된 기구들로 수술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영어로는 여러가지 표현이 있지만 Minimally Invasive Surgery(MIS)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배를 가르지않고 안을 확인하기위해 뱃속에 가스를 채우고 밝은 전구를 넣어서 확인을 하는 것은 1901년부터 시행이 되었어요. 근데 이때는 사람에게 한 것은 아니고 살아있는 강아지에게 했구요. 들어가는 전구가 상당히 뜨겁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했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서 사람에게 적용을하고 기구도 다양해지다가 1952년에 섬유광학을 이용한 광원과 간상렌즈가 나오면서 내시경과 복강경은 획기적인 호응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1983년 복강경으로 충수절제술을 시행하였고, 1985년에는 복강경으로 담낭제거술에 성공합니다. 1986년에 컴퓨터칩 비디오카메라가 소개되면서 복강경 수술발전에 상당한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아마 이로인해 녹화가되고 수술영상이 퍼지기 쉽게되어 전세계적으로 쉽게 퍼져나갈 수 있었다는 말인거 같네요. 지금은 장비도 굉장히 다양해졌고, 수술 테크닉도 다양해지면서 수술법이 정말 세분화되고 국제적으로 교류가 되면서 매년마다 새로운 장비와 기술들은 물밀듯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수술의 과정은 어떨까요? 개복을 할때와 다른점은 배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여 배를 기복상태로 만듭니다. 이러면 장기들과 복벽사이에 공간이 생기겠지요? 이 공간을 수술할 공간과 시야로 확보를 하는겁니다. 이후 투관침을 추가로 삽입하여 카메라외에 추가적인 장비가 들어갈 수 있게 하고 수술을 진행합니다. 이후 과정은 개복을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해당장기를 분리, 노출, 절제, 문합 등을 하고 적출 해내게 됩니다. 말로는 굉장히 쉬워보이지만 개복을 했을 때 손으로 직접 하던 것들은 복강경은 기구를 사용해서 해야하니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복강경으로 수술하던 도중에 혈관이 손상당해서 피가나면 어떻게 될까요? 개복을 한 상태라면 보통 클램프로 혈관을 잡고 실로 꼬매던지 묶어버리면 되는데요. 물론 두꺼운 혈관이라면 수술 중 개복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일테지만 요즘은 장비가 많이 좋아져서 7mm혈관까지는 전기지혈장비로 지혈이 가능합니다. 체외에서 수술할 때 쓰는 Bovie나 Harmonic scalpel도 복강경용으로도 쓸 수있게 다 나오고 있습니다. 매듭을 묶어야 할 때에도 체외에서 매듭을 매고 밀어 넣을 수도있고, 제한적이긴합니다만 체내에서도 매듭을 맬 수도 있습니다.
위와 같이 출혈을 예방하면서 절제해야할 장기를 무사히 절제를 했다면 그다음 문제가 생깁니다. 그 장기를 어떻게 배 밖으로 빼낼까요? 투관침은 커봐야 12mm정도입니다. 1cm가 약간 넘는 그 절개를 이용해서 장기를 빼내기가 쉽지는 않아보이는데요. 장기마다 차이는 있습니다만 일단은 비닐백에다가 장기를 넣습니다. 장기를 빼내면서 다른 곳을 오염시키거나 만약 암이라면 암조직이 다른데 묻어서 암을 옮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지요. 만약 암이어서 장기를 온전하게 빼내야한다면 당연히 절개를 추가적으로 하고 빼냅니다. 그렇지 않고 장기를 빼내기만 하면 되는 경우라면 어자피 비닐백 안에 담겨있기 떄문에 조각조각 잘라서 빼낼수도 있구요. 배를 봉합하는 것은 개복할 때와 같지만 아무래도 절개를 적게 넣었으니 봉합도 시간이 많이 줄어들게 됩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절개의 차이가 확연히 파악되시죠? 왼쪽은 담낭절제술을 개복으로 했을 때, 가운데는 복강경으로 했을 때, 오른쪽은 복강경 단일공 수술을 했을 때입니다.
이렇게 보니 어떤가요? 장점이 확실히 많아보이지요? 절개를 적게하고 수술시간이 줄어들면 환자로서는 수술과 마취가 짧아지므로 부담이 적어지고 상처가 작으니 회복이 빠를테고 퇴원을 좀 더 일찍 할 수 있겠네요. 문제는 복강경 장비가 대부분 일회용이고 상당히 가격이 비싸다는게 문제인데, 요즘은 추세가 복강경으로 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가면서 건강보험도 발맞춰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복강경 재료들이 예전에 비해 보험처리가 많이 되고있지요. 아직은 복강경이 비싸긴하지만 조금씩 건강보험도 매년 개선되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최소침습수술에는 로봇보조수술도 있습니다. 제가 병원에서 근무하지 않는 분들과 로봇수술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굉장한 거부감을 드러내는데요. 대부분이 로봇이 수술을 한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더라구요. 저도 예전에는 그런줄 알았지만 로봇보조수술은 의사가 로봇을 console에서 조종하면 로봇이 움직여서 수술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100% 로봇이 움직이는게 아니고 다만 보조만 하는 셈이죠. 그럼 그냥 기구로 하면되지 왜 로봇으로 할까요? 로봇으로 하는게 섬세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움직임을 1/10로 줄여서 움직이게 할 수 있구요, 발판을 누르면 다른 집게가 움직여서 집도의가 손이 4개가 되는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손떨림을 기계가 알아서 제거해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3D입체 영상을 제공하기도하는 등 다양한 장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문제는 뭘까요? 예상하셨겠지만 수술료가 비쌉니다. 수술료도 비싸고 로봇 기구사용료도 상당히 비싸서 예전에는 일반수술에 0하나가 더붙는다고 하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네요. 아직은 시기상조라 생각하지만 나중에 로봇수술이 일반화가 된다면 건강보험 또한 발맞춰 나갈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의료보험은 상당히 잘되어있으니까요.
오늘은 최소침습수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저도 예전에 공부했던것을 참조하고 직접 일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적어 보았는데요. 다음에도 시간있을 때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정보가 있으면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으시다가 궁금하신 점은 코멘트 달아주시면 성심성의껏 답변 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